새재 서낭신의 복수... 경기도 이천, 연풍, 경상도 문경, 상주, 선산, 대구, 밀양을 거쳐 부산까지 이어지는 도로입니다. 이 도로를 따라 사람과 물자가 이동하였는데..., 경상도의 선비들이 과거 시험을 보기 위해 이 길을 이용했다고 합니다.
그 이름을 얻었을 만큼 험한 고개입니다.
이 고개에는 조선 인조 임금 때 영의정을 지낸 최명길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옛 이야기가 전해 내려옵니다.
최명길이 스무 살쯤 되었을 때 하루는 경상도 안동 땅을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안동에는 최명길의 외삼촌이 안동 부사로 가 있었습니다. 얼마나 가파르고 험한지 꼬불꼬불한 고갯길을 쉬엄쉬엄 올라가야 했습니다. 최명길은 땀을 비오듯 흘리며 걷다가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습니다. 소복을 입은 젊은 여인이 따라 올라오고 있었습니다. 담력이 보통 아닌데.’ 최명길은 놀란 눈으로 여인을 바라보았습니다. 걸음이 얼마나 빠른지 금세 최명길을 앞질러 버렸습니다. 최명길은 너무 놀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최명길은 여인의 뒷모습을 넋놓고 바라보다가 이렇게 중얼거렸습니다. 볼일이 있어 안동에 가는 길이지요.” 그 치마 저고리는 중국 비단으로 만든 귀한 옷이에요. 며칠 전에 새재를 자주 오가는 비단 장수가 서낭당에 바쳤지요.
그런데 어제 서낭당에 있는 내 치마 저고리를 안동에 사는 좌수가 훔쳐가, 자기 딸에게 주어 버린 거예요. 그래서 좌수 딸을 죽여 앙갚음을 하고 치마 저고리도 찾을 겸 안동까지 가는 겁니다.” 화가 나더라도 참으셔야지요.” 서낭신이 말했습니다. 죽이진 않고 혼내는 것으로 그치겠습니다. …… 당신 얼굴을 보니 훗날 큰 일을 하실 분이군요. 영의정이 되어 크게 이름을 떨칠 뿐 아니라, 병자호란이 일어나면 큰 공을 세우시겠어요. 이제 머지않아 명나라가 망하고 청나라가 일어나 중국 땅을 호령하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명나라를 멀리하고 청나라와 친하게 지내십시오.” 최명길은 좌수를 만나 말했습니다. 그러니 안심하십시오.” 딸아이를 살려 주십시오. 그러면 이 은혜를 잊지 않겠습니다.”
최명길은 방문을 열고 방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방 안에는 좌수의 딸이 누워 있고, 그 옆에 서낭신이 앉아 좌수 딸의 목을 누르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만 돌아가겠습니다.” 좌수는 최명길이 시키는 대로 치마 저고리를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좌수에게 부탁하여 음식을 차려 서낭신을 위해 제사를 지내게 했습니다. 죽었던 딸이 다시 살아난 것입니다.
기쁨의 눈물을 흘리는 좌수에게 최명길이 말했습니다. 서낭신을 위해 서낭당을 크게 지어 준다면 앞으로 집안에 병을 앓는 사람이 없을 겁니다.” 그 뒤부터는 좌수 집에 감기 한 번 앓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서낭신의 예언대로 최명길은 훗날 영의정이 되었으며, 병자호란이 일어나자 큰 공을 세웠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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