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건축물/♣-터키(turkey)

터키의 결혼 풍습

이종국 2015. 1. 24. 13:16

오늘날 터키인들의 결혼 풍습은 각 지방에 따라 혹은 도시화의 정도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나고 있고 또 고유의 전통을 버리고 서양의 풍습을 따르는 경향이 짙어가고 있으나 아직도 고유한 풍습을 잘 보유하고 있는 시골 결혼 풍습 소개하고자 한다.

 

1. 결혼확답
혼담 장성한 아들을 둔 집안에서 적당한 규수 감을 발견하게 되면 우선 <엘치(Elci)>라고 불리는 중매인을 여자의 집으로 보내 의향을 타진한다.
이 때 중매인이 그 집에서 차나 그밖의 음료수 대신에 단지 한잔의 물만을 대접 받는다면 청혼이 거절 당한 것으로 알고 조용히 물러나야 된다.
만일 여자 쪽 집안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오면 적당한 날을 잡아 남자 쪽 집안의 어른들과 아들이 여자의 집을 방문하여 <쇠즈 케스메(Soz Kesme)>라고 불리는 결혼의 확답을 받는 절차가 이어진다.
양가 집안의 어른들이 모인 가운데 신부 후보 감은 자신이 직접 끓인 "터키 커피"를 손님들에게 대접해야 하는데 손님들은 신부 후보 감의 일거 수 일투 족을 눈여겨보며 또한 커피 맛을 보고 그 규수의 음식 솜씨를 판단한다.
터키 커피는 설탕 및 커피 분량, 가열 정도에 따라 맛이 크게 달라져 마치 우리가 장맛만 보고도 그 집의 음식 솜씨를 안다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터키인들은 커피맛을 보고 당사자의 요리 솜씨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 신부 후보인 당사자가 요리 솜씨가 없을 경우 커피에 설탕을 잔뜩 집어넣는데 이것은 <자신은 요리 솜씨는 없으나 이 결혼을 무척 원한다>는 소리 없는 애정의 표시이기도 하다.
그러나 결혼 당사자가 아직 결혼할 의사가 없거나 상대방 남자가 맘에 들지 않을 경우 설탕 대신 소금이나 후추 가루를 집어넣는다. 이를 맛본 손님들은 그 규수의 마음을 알고 더 이상 결혼 이야기는 꺼내지 않고 다른 대화를 나누다 돌아간다.
보통 전통적인 가문에서 양가 집안의 체면만 우선 시 하다 보면 결혼 당사자의 의견이 무시되는 경향이 있는데 소리 없이 표현함으로서 이러한 경향을 막는 안전 장치가 되며 남자 쪽 집안의 체면을 손상 시키지 않고 청혼을 거절하는 고도의 정신 문화일 수 있다.
예로부터 내려오는 한가지 특이한 관습은 양 쪽 집안이 모두 가난해서 결혼치를 경비가 없거나 남자 집안에서 신부에게 지불하는 지참금이 없을 경우 양가 집안의 합의 하에 여자를 납치하는 방식으로 바로 신혼 살림에 들어가는 관습인데 사람들도 이를 이해하고 부부로 인정해 주는 것이 관례이다.
요즈음은 집안에서 결혼을 반대하는 경우 이와 같은 납치의 방법으로 결혼을 성사시킨다.

2. 약혼식 <니샨(Nisan)>
약혼식은 양가의 친척 몇몇만 모여 빨간 리본에 연결된 약혼반지를 신랑 신부가 손가락에 끼면 주례에 해당하는 나이든 어른들이 가위로 리본을 자르면서 간단한 의식을 마친다.

경비는 신부 집안에서 부담한다.

3. 혼숫감
우리나라에서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듯이 터키인들도 딸을 낳으면 포풀러 나무를 심어 딸의 혼수를 장만한다는 풍습이 있다.

그만큼 터키인들도 딸이 시집갈 때 준비해 가야 할 혼수에 신경을 쓰며 이것은 집안의 체면과도 직결되는 것이다.
딸의 결혼식 날짜가 잡히면 <제이즈(Ceyiz)>라 불리는 혼숫감들을 결혼식전 며칠간 자기집에 진열해 놓고 손님들이 와서 구경할 수 있도록 한다.
이를 구경하러 온 사람들은 신부를 위해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신부집은 손님들에게 음식을 대접한다.
여기서 재미있는 풍습은 이 기간 중 신랑 친구들 중 하나가 혼숫감 중 베겟잎을 몰래 훔쳐 신랑에게 가져간다.
결혼 날짜를 초조하게 기다리는 신랑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준다는데 기인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신부 집에 들어가는 함을 포목으로 둘러매고 가는 것처럼 혼숫감이 들은 상자에 수건이나 포목을 둘러 장식한다.

보통 신부측에서는 침실 가구 및 주방 용품, 신랑측에서는 거실에 놓일 소파나 식당 기구를 준비한다.

4. 결혼 전야제(크나의 밤)
결혼식 전 날밤 신부 집에서 여인들을 중심으로 잔치가 벌어진다.
<크나(Kina)>라고 불리는 식물로 신부의 손에 물을 들인다 해서 <크나 게제시(Kina Gecesi)> 즉 크나의 밤이라고 한다.
신부 친구들이 촛불을 켜서 마주 들고 촛불 터널을 만들어 주면 화려하게 치장한 신부가 이 터널을 통과해서 치장된 의자에 앉으면 춤과 노래가 시작된다.
놀이가 절정에 이르면 크나 물들이기가 시작된다.

신부 가족 중 어른이 나와 신부의 행복을 기원하는 기도를 드린 후에 신부의 양손에 크나물감(빨간색)을 놓고 헝겊으로 감싼다.
이 때 신부의 오른손에 금화를 같이 넣어 준다.

결혼이라는 일생의 행복한 경사를 앞두고 한편으로는 정든 집을 떠나야 한다는 착잡한 마음의 신부를 마음껏 울 수 있도록 여자들은 어울러져 슬픈 가락으로 노래를 부른다.
이를 기회로 신부는 마음껏 운다.

다음날 아침 신부는 헝겊을 풀고 빨갛게 물들여진 손을 씻는데 밤사이에 손에 있던 금화는 손수건에 잘 싸서 첫 날밤 신랑에게 선물한다.

신랑은 이것을 행운의 금화로 여겨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5. 결혼식 
요즈음은 결혼식장에서 결혼을 하는데 벨레디에(구청)에서 나온 관리가 이들의 결혼에 대한 서약과 사인을 받고 결혼을 인정하는 것으로 간단히 끝난다.
그리고 저녁에는 신랑 신부 집에서 함께 마련한 식당으로 하객들을 초대하고 음식을 나누며 모두 함께 춤을 추고 마련해온 선물을 준다. 주로 금붙이는 신부 드레스에 돈은 신랑 양복에 주렁주렁 달아준다.
그러나 아직도 시골에서는 신랑 집에 <바이락 디크메(Bayrak dikme)>라는 깃발을 걸면서 의식이 거행된다.
먼저 신랑 집 어른 중에 한 사람이 나와 "결혼하신 분들은 이 젊은이들의 결혼을 허락해 주시오" 하고 소리치면 모여 있는 하객들은 "허락은 당신들의 것이오" 라고 대답한다.
이 때 집안의 나무나 지붕 꼭대기에 기를 건다.

이 때 기와 함께 조그마한 거울도 함께 내거는데 하객들은 이 거울을 깨트리기 위해 돌을 던진다.

일종의 결혼을 축하하는 축포인 셈이다.

거울을 맞혀 깨뜨리는 사람에게는 신랑 집에서 선물을 준다.
신부 집에서는 신부아버지가 신부에게 붉은 천으로 된 인내의 띠를 허리에 세 번 돌려 매어준다.
붉은 색은 처녀임을 상징하여 재혼하는 딸에게는 매어 주지 않는다.
신랑 집에서 잔치를 하는데 신랑 친구들이 신랑의 등을 마구 두드린다.

마치 신랑을 매달고 발바닥을 치는 우리 풍습과 같다.
신방에서 신랑은 신부의 얼굴을 가리우고 있는 챠도르를 들춰야 하는데 <신부 얼굴 보는 값으로> 장신구를 선물해야 하며 신부가 전혀 말을 하지 않을 경우<말 시키는 값으로>또 선물을 주어야 한다.

 6. 결혼식 다음날
터키인들은 아직까지도 신부의 순결을 매우 중히 여긴다.
첫 날밤을 치른 후 신부가 분명히 처녀였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신랑은 침대보나 신부의 내의를 시어머니에게 내주는데 침대보는 순결과 행운의 상징이라 하여 서로 가지려고 경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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