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아메리카 건축물/♣-------미국

탈리에신 웨스트(Taliesen West)-에리조나주

이종국 2009. 12. 28. 14:36

Taliesen West, Schottsdale, Arizona, 1937-1938

탈리에신 웨스트, 미국 애리조나 스코츠델, 1937-1938

 

탈리에신(Taliesen)은 라이트가 설립한 건축학교로 라이트의 건축적 사고에 입각해 학생들을 교육기관이다.

제자들과 함께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설계사무소로서의 기능을 함께 하는 공간이다.

탈리에신은 처음에는 위스콘신 스프링 그린(Spring Green)에 건설되었으나 춥고 긴 겨울 동안 눈에 덮여 버리곤 했다.

 

그래서 라이트는 겨울에도 작업할 수 있는 장소로

애리조나의 스코츠델(Schottsdale)에 또 하나의 탈리에신을 건축하였다.

그래서 위스콘신의 학교는 탈리에신 이스트(Taliesen East)

애리조나의 학교는 탈리에신 웨스트(Taliesen West)라 부르게 되었다.

라이트와 제자들은 모두 그렇게 겨울철 두 탈리에신 스쿨을 철새처럼 오가며 교육과 작업을 함께 하였다.

탈리에신 웨스트는 건물의 설계는 물론 건물의 건설도 모두 라이트와 그 제자들이 직접 작업했다고 한다.

 

애리조나의 자연환경과 적절히 융합된 가운데...

1938년부터 시작해 20년간 계속 지어나간 탈리에신은

생태건축Ecological Architecture의 대표적 건물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덥고 건조한 애리조나의 자연환경은...

자갈과 건조한 모래로 덮힌 언덕 같은 산, 평지의 나무, 선인장, 잡초들이 빚어내는 황량한 이미지로 대변된다.

라이트는 주변의 거친 자연재료를 정교하게 사용하는 방법을 제시하였다.

 

라이트는 애리조나 사막에서 쉽게 구할수있는

색색의 큰 돌들을 시멘트로 붙여 ‘사막콘크리트’라 불린 새로운 형식의 콘크리트를 고안했다.

사막 콘크리트는 재료의 솔직한 표현이 장식적 가치를 부여한다고 생각했던

그의 생각을 구체적으로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가 된다


탈리에신 웨스트 건축학교입구 전경. 덥고 건조한 애리조나 스코츠델의 주변 환경을 볼 수 있다.

 

 

탈리에신의 부분 풍경. 애리조나 사막의 돌들이 ‘사막콘크리트’로 재탄생하였다.

재료의 솔직한 표현이 얼마나 자연스럽고 아름답게 장식미를 더할 수 있는 지를 웅변하는 듯 하다.

 

 라이트는 “탈리에신 웨스트의 풍경은 이 세상의 것이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이처럼 드라마틱한 주변 환경을 배경화하는 조화로운 건축을 위해 그는 여기서도 건물을 낮게 디자인하였다.

건물은 모두 사각형을 탈피하는 대신, 다양한 조형언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였다.

 

사막콘크리트로 건물의 기초와 벽을 만들고, 붉은색 목재로 구조를 세우고,

빛을 과감하게 유입 할 수 있는 캔버스로 덮어, 라이트는 풍부한 색채와 로맨틱한 빛으로 반짝이는 건축을 완성하였다.

 

탈리에신 웨스트는 전반적으로 자연과 일체화된 정서,

드라마틱한 건물의 실루엣과, 놀라운 빛으로 풍성한 실내공간과 같은 독창적인 특징들을 보여준다.

이곳의 장식은 구조 자체, 재료자체, 주변 사막식물, 반짝이는 채광, 넓게 펼쳐진 전망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라이트는 “건물의 진정성은 지붕과 벽에 있지 않고, 삶을 담아내는 공간에 있다”라고 말했다.

노자의 도덕경을 인용한 것으로 보이지만...

건축행위의 결과로 탄생하는 공간성, 인간이 사용하는 내부공간에 대한 그의 지대한 관심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탈리에신에서 보여주는 내부공간의 공간성은 바로 빛의 잔치이다.

벽과 천정의 구분을 모호하게 하는 대담한 구성을 통해...

설계실, 음악당, 교수실, 클래스 스튜디오 각 공간들이 풍부하고 반짝이는 빛으로 충만한 공간들로 다시 태어난다.

 

클래스 스튜디오(class studio) 입구. 콘크리트 도어의 표정이 독특하다.

 

 

 

 

 

 

 

 

게스트 룸의 전경. 사막콘크리트와 붉은색 목재의 구조틀, 그 사이에 빛을 내부로 유입시키는 캔버스가 보인다.

 

 

 

 

 

 

 

 

 

 

 

 

 

 

 

 

게스트 룸 실내전경. 실내의 벽은 사막콘크리트의 덩어리 그대로 표현되어 애리조나의 지역성을 물씬 담아냈다.

천정은 풍부함과 대담한 구성으로 빛의 잔치를 보여준다.

  

공연장 입구 복도. 복도에 직접 유입되는 빛이 반사되어 공연장으로 유입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좌)

 

설계실 내부. 설계실의 공간전체가 다양하게 반짝이는 빛의 색과 표정을 갖고 있다.

전체 공간을 이루는 목재 프레임의 반복, 조명등의 반복 배치 등으로 이곳에서도 공간의 확장성을 창출해낸다.(우)

 

교수실. 리빙 룸으로 불리는 교수실은 라이트와 교수들이 함께 지냈던 공간으로 과감한 빛의 유입이 돋보이는 공간이다.

빛은 유입장치들에 따라 색으로 물들고, 건축구조나 프레임들로 인해 다양한 크기로 잘라진 빛의 조각들이 개성적으로 반짝이고 있다.

보이는 모든 가구들 역시 라이트가 디자인한 것들이다.(좌)

 

음악당 무대 부분. 라이트가 디자인한 가구 및 그래픽 패턴을 볼 수 있다.(우)

 

 

클래스 스튜디오 도어 색유리. 콘크리트의 아름답고 섬세한 가공처리를 볼 수 있다.

삼각형, 마름모의 색유리는 화려한 빛의 반짝임을 극대화 한다.(좌)

 

클래스 스튜디오 실내공간 전경. 고창,

천창을 통해 공간은 빛으로 충만하며 입구에 색으로 반짝이는 색유리 도어가 다이내믹한 표정을 만들고 있다.(우)

 

 

 

라이트가 공간형태의 정의와 인식을 위해 의식적으로 빛을 어떻게 활용했는가를 살펴보았다.

라이트는 재료의 민감성을 바탕으로 빛을 통해 공간을 통합하고, 확장시켰으며, 반짝이게 하였다.

특히 그는 다양한 빛의 유입장치들을 통해 색으로 물들이고, 조각내기를 통해 충만한 반짝임이 공간에 구현되도록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