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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감자

잠이 오지 않는 밤 냉장고 속을 뒤지다 안쪽 후미진 구석 한 켠에서 쪼글거리며 늙어간 감자 한 알의 생을 보았다. 흙 속에서 나온 지 어언 일 년 탱탱한 속살 윤기 흐르던 모습일 때는 오목오목 패인 눈 지그시 감고 있더니 반은 썩고 반은 딱딱하게 굳어버린 제 몸 구석구석 더듬어 성한 속살 모두 꺼내 여린 싹 한 줄기 튀워내느라 쪼글해진 감자 한 알 손바닥에 올려놓고 들여다보니 한 평생 농삿일로 늙으신 우리 어머니 얼굴이다

■-----Story 2005.11.09